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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도1835
대법원 1997-10-10 선고 97도1835 판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판시사항

교차로 직전에 설치된 횡단보도에 따로 차량보조등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교차로 신호가 적색이고 횡단보도의 보행자신호등이 녹색인 상태에서 우회전하기 위하여 횡단보도로 들어간 차량의 신호위반 여부(적극)

판결요지

도로교통법 제4조 ,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4조 , 제6조 제2항 , [별표 4] '신호등의 종류, 만드는 방식 및 설치기준' 등 관계 규정들에 의하면, 교차로와 횡단보도가 인접하여 설치되어 있고 차량용 신호기는 교차로에만 설치된 경우에 있어서는, 그 차량용 신호기는 차량에 대하여 교차로의 통행은 물론 교차로 직전의 횡단보도에 대한 통행까지도 아울러 지시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횡단보도의 보행등 측면에 차량보조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고 하여 횡단보도에 대한 차량용 신호등이 없는 상태라고는 볼 수 없다.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96. 7. 13. 01:10경 택시를 운전하여 대전 동구 가양동 근영약국 앞 도로상을 가양동사무소 방면에서 가양 4가 방면으로 진행함에 있어, 전방에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는 횡단보도가 있고 교차로상에 차량신호기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횡단보도와 교차로에는 차량 정지신호가 들어와 있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횡단보도 앞 정지선에 정지하였다가 차량 진행신호로 바뀐 다음에 출발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그대로 우회전하기 위하여 횡단보도를 진행한 과실로 피고인의 진행방향 우측에서 좌측으로 오토바이를 탄 상태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피해자 임미경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피해자로 하여금 약 1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경골간부 분쇄골절상 등을 입게 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은, 이 사건 횡단보도에는 횡단보행자용 신호기만 설치되어 있고 별도의 차량용 신호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러한 경우 횡단보행자용 신호기의 신호가 보행자 통행신호인 녹색으로 되었을 때 차량 운전자가 횡단보도상을 운행하였다고 하여도 신호기의 신호에 위반하여 운전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또한 교차로상의 신호가 적색신호라 하여도 차량 운전자로서는 측면교통을 방해하지 아니하는 한 우회전할 수 있는 것이며, 피해자의 오토바이 운행은 위 측면교통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 제1호의 신호에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한편 피고인이 운전한 차량은 같은 법 제4조에 정한 공제에 가입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은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하여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사고장소는 피고인의 진행방향으로 보아 전방의 교차로 직전에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고 횡단보도 직전에 정지선이 있으며, 교차로 건너편에 차량용 신호기가 있고, 횡단보도에는 횡단보행자용 보행등이 있을 뿐 보행등의 측면에 차량보조등이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먼저 도로교통법 제4조는 신호기의 종류, 만드는 방식, 설치하는 곳 그 밖의 필요한 사항은 내무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도로교통법시행규칙(이하 규칙이라 한다) 제4조는 신호기의 설치장소에 관하여, 신호기는 지방경찰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교차로 그 밖의 도로에 설치하되 그 앞쪽에서 잘 보이도록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규칙 제6조 제2항, [별표 4] '신호등의 종류, 만드는 방식 및 설치기준'에 의하면, 교차로와 횡단보도에는 그 통행량 등의 설치기준에 따라 차량용 신호등을 설치하도록 하고, 횡단보도에는 보행자용 보행등을 설치하는 외에 보행등의 측면에 차량보조등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관계 규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와 같이 교차로와 횡단보도가 인접하여 설치되어 있고 차량용 신호기는 교차로에만 설치된 경우에 있어서는, 그 차량용 신호기는 차량에 대하여 교차로의 통행은 물론 교차로 직전의 횡단보도에 대한 통행까지도 아울러 지시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횡단보도의 보행등 측면에 차량보조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고 하여 횡단보도에 대한 차량용 신호등이 없는 상태라고는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

나아가 규칙 제5조 제2항, [별표 3]에서 신호기의 적색 등화의 뜻은 "1. 보행자는 횡단하여서는 아니된다. 2. 차마는 정지선이나 횡단보도가 있는 때에는 그 직전 및 교차로 직전에서 정지하여야 한다. 3. 차마는 신호에 따라 직진하는 측면 교통을 방해하지 아니하는 한 우회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차량용 적색 신호등은 위 제2호에 의하여 교차로 및 횡단보도 직전에서의 정지의무를 아울러 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횡단보도의 보행등이 녹색인 경우에는 모든 차량이 횡단보도 정지선에서 정지하여야 하고, 다만 횡단보도의 보행등이 적색으로 바뀌어 횡단보도로서의 성격을 상실한 때에는 우회전 차량은 횡단보도를 통과하여 위 제3호가 정한 제한에 따라 우회전할 수 있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며, 만약 차량보조등이 설치되어 있다면 우회전 차량은 보행등의 상황을 살피지 않고도 차량보조등의 지시에 따라 횡단보도를 통과할 수 있게 된다 고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사고 당시 만약 피고인이 차량 신호등은 적색이고 횡단보도의 보행등은 녹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회전하기 위하여 횡단보도를 침범하여 운행한 것이라면, 이는 도로교통법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신호기의 신호에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제1심판결이 원용한 대법원 1988. 8. 23. 선고 88도632 판결은 차량이 교차로에서 좌회전 신호에 의하여 좌회전하던 중 교차로를 완전히 벗어나기 전에 신호가 변경되어 교차로가 끝나는 좌측 도로의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사고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사례를 달리하는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피해자는 사고 당시 횡단보도의 보행등이 녹색이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공소사실도 횡단보도가 보행자 횡단신호의 상태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보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사고 당시 보행등의 등화 상태를 심리하여 확정한 다음 공소제기 절차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은 판단하에 공소를 기각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신호기의 신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참조 판례
    참조 조문
    • 교통사고처리특례법 3조
    • 교통사고처리특례법 4조
    • 도로교통법 4조
    • 도로교통법 5조
    • 도로교통법시행규칙 4조
    • 도로교통법시행규칙 5조
    • 도로교통법시행규칙 6조
    • 형사소송법 327조
    연관 판례